중고가 30만 원.
《조인트 사고》라는 책 이야기다. 절판됐다가 독자들의 요청으로 8년 만에 다시 나온 책인데, 한때 중고 시장에서 3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았다.
'대체 뭐길래?'
곱셈의 법칙
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10+10=20이 아니라 10×10=100. 혼자서는 10밖에 못 하는 사람도 적절한 '조인트 상대'를 만나면 100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거다. 저자 두 명도 실제로 그랬다. 빈털터리에서 시작해 5년 만에 17개 회사를 경영하는 억만장자가 됐다.
"잠자는 동안에도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 그게 이 책의 약속이었다.
충격, 그리고 좌절
처음 읽었을 때 충격받았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 수 있구나.'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동시에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못 하겠다.'
책 목차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최강의 조인트 상대를 찾는 법", "조인트 상대를 선택하는 기준". 결국 핵심은 '사람'이었다. 파트너를 찾고, 역할을 나누고, 함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쫄보의 고백
솔직히 말하면, 나는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게 어렵다.
쫄보에다가 걱정이 많다. '이 사람이 약속을 지킬까?' '의견이 다르면 어떡하지?' '중간에 그만두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머릿속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득 찬다.
그런 내가 조인트를 한다고? 동업을 한다고?
그래서 책을 덮었다. 좋은 내용인 건 알겠는데, 나한테는 해당 사항 없다고 생각했다.
다시 펼친 이유
그러다 AI를 만났다.
클로드 코드로 웹사이트를 만들고, 자동매매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구글링으로 알음알음 코딩하던 내가. 한국어로 말만 했을 뿐인데 진짜로 돌아가는 서비스가 완성됐다.
어느 날 문득, 그 책이 다시 떠올랐다.
'잠깐, 조인트 상대가 꼭 사람이어야 하나?'
다르게 읽히는 문장
책의 목차 중에 이런 게 있었다. "조인트는 꼭 2명이 아니어도 된다."
그때는 '3명, 4명도 된다'는 뜻으로 읽었다. 지금은 다르게 읽힌다.
'2명이 아니어도 된다.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마케팅은 AI 에이전트가 할 수 있다. 고객 응대도, 콘텐츠 생산도. 예전에는 직원을 뽑거나 파트너를 구해야 했던 일들을 이제는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다.
약속을 어길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의견 충돌도 없고, 중간에 그만두지도 않는다.
나 같은 쫄보에게는 완벽한 조인트 상대다.
변명이 사라졌다
《조인트 사고》를 다시 읽어야겠다.
8년 전에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책인데, AI 시대에 다시 읽으면 완전히 다른 책이 될 것 같다. '조인트 상대를 찾는 법'이 아니라, '조인트 상대를 만드는 법'으로.
혼자서도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더 이상 변명할 게 없어졌다.